http://www.zoglo.net/blog/jinchanghe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장혁
<< 9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소설

장편과학판타지소설 "황천의 유령"(1)
2015년 02월 09일 16시 46분  조회:1996  추천:1  작성자: 김장혁
장편과학환상소설
황천의 유령
김장혁
 
 
 
 
 
 
 
 
 
 
 
 
 
 
 
 
 
 
 
 
 
 
 
 
차례
머리말
1 사랑의 오아시스
2 쌍두머리 연체 기형아
3 사냥개 사람과 멧돼지 인의 탄생
4 수렴동의 원숭이
5 분기
6 클론바우 가족들
7 정변
8 평화장막 연극
9 아마존 열대우림의 호랑이
10 치과병원에 나타난 괴물
11 괴물의 기적
12 아마존 열대우림에서의 생사박투
13 괴물 꼬마대통령과 여대통령의 겨룸
14 밤중에 나타난 미녀들
15 피눈물로 얼룩진 목걸이
16 우박과 별똥
17 어부지리
18 민주투표
19 평화
20 불쌍한 원숭이와 호랑이
21 지구촌의 우산
22 악마의 끝장
23 하늘땅이 진노
24 황천
25 유령
 
 
 
 
 
 
 
 
 
 
 
 
 
 
 
 
머리말
인류의 절제 없는 욕망으로 인해 지구촌의 생태환경은 여지없이 파괴되고 있다.
하늘에 구멍이 펑 뚫리기 시작했다. 도시를 메우는 자동차들의 페기, 수풀처럼 일떠선 굴뚝에서 내뿜는 연기… 온실가스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돼 자외선이 인류 생존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군국주의자들이 암암리에 얼기설기 금이 간 지구 지진대에서 미친 듯이 핵실험을 해 화산 폭발과 지진을 끊임없이 유발하고 있다. 러시아 체르노빌에서, 일본 후꾸시마에서, 지구촌의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원전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인류의 무질서한 핵 장난으로 해 지구촌은 나날이 방사성 오염이 심해가고 있다.
황사와 연기, 미세먼지는 지구촌의 하늘을 가릴 지경이다. 이제 멀지 않아 인류는 무더운 여름에도 방독 면구를 쓰고 방독복장을 입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인류는 끊임없는 욕심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고 말게 될 것이다.
지구 생태환경 보호는 전 인류의 생존을 위한 급선무이며 중대한 공정으로 부상했다. 이 황홀한 꿈은 작가인 저를 부르고 있다. 나는 이 막연한 꿈을 향해 무조건 죽기내기로 달려 갈 것이다. 화산이 폭발하고 지진이 일고 해일이 덮쳐 와도 그 괴상하고 엉뚱한 꿈을 향해 날아 갈 것이다.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는 한생에 나는 작가의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우리 민족과 나라의 번영발전,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쳐 끊임없이 필을 날릴 것이다. 독특하고 낭만적인 예술수법과 자유분방한 필치로 지구촌의 생태환경과 인류의 생존을 보호하기 위해 엉뚱하고 괴상한 과학 환상소설을 창작해내려고 모질음을 썼다. 이것이 바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황홀한 꿈을 실현하는데 자그마한 보탬이라도 하려는 나의 꿈, 과학 환상세계로 훨훨 날아가는 나의 엉뚱한 꿈이다.
한국 교문사 이완표 회장님과 편집선생님들께서는 2013년에 나의 장편과학환상소설 “욕망의 천지”를 정성을 다해 출판해 주셨다. 한국 아동문학연구회 부회장이며 “서울문학” 주필 서정일 선생님께서는 나의 장편 과학 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와 그 속편 “욕망의 천지” 줄거리를 한국 “서울문학”에 실어주셨다. 연변인민방송국의 청소년편집부 부장 채선 여사께서는 나의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를 연속방송드라마로 각색하여 지난해에 연속 방송해주셨다. 수많은 네티즌 분들께서는 조글로 홈 페이지에 들어와 나의 장편과학환상소설들을 보셨다. 중국 연변아동문학연구회 회장이며 저명한 문학평론가, 아동 문학가이신 김만석 교수님께서는 저의 장편과학환상소설 “욕망의 천지”를 두고 “욕망의 과학 환상소설”이란 제목으로 문학평론을 쓰셨으며 중국 연변아동문학연구회에서는 나의 장편과학환상소설 “욕망의 천지”에 “웰빙 아동문학상”과 묵직한 상품을 안겨주었다. 이는 번개처럼 번쩍이는 창작 영감이 내 머리를 치게 한 “불티”였으며 “황천의 유령”이란 환상세계로 힘겹게 날아가는 나에게 환상의 나래를 펼쳐주었다. 나는 끝내 장편과학환상소설 3부작- “야망의 바다”, “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을 창작해냈다. 중편과학환상소설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모험기”와 “지구 보위 전”은 모두 장편과학환상소설 3부작과 연관된 전주곡이므로 5부작으로 된 대하과학환상소설인 셈이다. 2005년부터 10년 동안에 나는 5부작 과학환상소설로 된 나의 두번째 대하소설을 창작해낸 것으로 해 인생을 보람차게 보낸 긍지를 느낀다.
가련하게 짧고도 짧은 반디 불 인생에 과학 환상소설 탐구와 창작은 저 가없는 우주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쓸쓸하고 고독한 골고다의 언덕을 넘어 "황천"에서 "유령"처럼 벗어나면서 예순 고개 마루를 바라보니 인생은 너무나도 허무한 일장춘몽이라, 자유로운 독수리로 둔갑해 지구촌을 훨훨 날고 싶은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 번진다.
특히 장편과학환상소설 “황천의 유령”을 출판해 주신 한국 교문사 이완표회장님과  편집선생님들께 삼가 감사를 드린다. 이제껏 항상 나의 문학작품 출판을 물심양면으로 지지해 주고 제1애독자로 된 아내 이영숙씨 그리고 나의 판타지소설 창작을 위해 많은 최첨단 과학기술정보를 제공해준, 길림대학에서 지구응용물리학을 전공한 아들 김문천과 일본 고베대학 해사과학기술학부 해양기상연구실에서 석사연구생으로 해사에 전공한 며느리 정연에게 감사를 드린다. 특히 나의 인생에 최대의 선물이고 삶의 에너지인 맞손자 김세빈을 안겨준 아들과 며느리에게 이 기회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저자 김장혁
2015 3월 9
 
 
 
 
 
 
 
 
 
 
 
 
1 사랑의 오아시스
 
방사능 오염이 극심한 기원 4009년 어느 하루 밤이었죠.
십여 년 전에 제11차 세계핵전쟁 때 뱀 섬나라 악마 나까아멘이 달을 폭파해버리었죠. 그 바람에 일그러지고 못생긴 반 조각달이 하늘에 떠있었어요. 이젠 지구촌에서는 구리바라 같이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없었어요. 조각달의 쓸쓸한 달빛이 화산재로 뒤덮인 시꺼먼 화산섬과 허연 바다를 갈라놓았어요.
철썩철썩 화산바위를 치는 바다의 물결이 뱀과 뱀 인들이 욱실거리는 음침한 화산섬의 밤을 공포에 떨게 했어요. 화산재가 뒤덮인 저쪽 화산 동굴 어귀 야자나무 가지에는 얼룩 몸뚱이에 사람의 머리가 달린 뱀 인이 디룽디룽 걸려 있었어요.
꽈르릉 꽝꽝!
갑자기 요란한 폭음과 함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달빛이 어린 고요한 바다에 백길 불기둥이 솟아올랐어요. 아차, 바다 밑에서 화산이 폭발한 거예요.
화산 돌멩이와 화산재가 화산 동굴 어귀에까지 날아와 쿵쾅, 쿵쾅, 퉁, 퉁 떨어졌어요.
나무 가지에서 기린의 목같이 실한 얼룩 뱀이 털렁 떨어져 스르르 굴로 기어들어갔어요. 야산의 들개들과 멧돼지들이 날 살리라고 화산 동굴로 뛰어 들어갔어요.
음침한 화산 동굴에서는 뱀 섬나라 뱀 왕이 총리 나까아버새와 코치아의 정치망명가 김우성 대통령, 신하들과 함께 미래 인류의 생존을 두고 토론하고 있었어요.
“에이, 저 놈들이 어디라고 마구 뛰어들어?!”
뱀 왕이 나무기둥에 디룽디룽 매달린 채 1미터 반도 넘는 긴 혀를 날름거리며 고함치자 총리 나까아버새도 귀찮은 듯이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에이고, 멧돼지들까지 우리 동굴에 뛰어들다니? 여기 무슨 민정부인가? 대피소인가?”
그 소리에 몇몇 경호원들이 레이저 검을 휘두르면서 들개와 멧돼지들을 동굴 밖으로 쫓아냈어요.
허나 들개들은 아가리를 쩍 벌리고 달려들면서 화산 동굴에서 나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멧돼지들도 꿀꿀거리며 좀처럼 나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뱀 왕이 왕의 풍도를 발휘했어요.
“에이고, 놔둬라! 그 놈들도 살 길이 없어 믿고 들어왔는데.”
“끄응~”
화산섬의 들개도 알아들었는지 뱀 왕을 쳐다보면서 울었어요.
멧돼지들은 꿀꿀 거리면서 아예 동굴 안에 앞다리를 쭉 벗고 들어 누었어요.
죽어도 뱀 왕과 함께 죽고 살아도 뱀 인들과 함께 살려는가 보지요. 짐승들도 뱀 왕과 나까아버새가 사는 이 화산 동굴보다 더 안전한 곳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보지요. 화산 동굴에는 적어도 뱀 인들과 인간들이 먹다가 버린 찌꺼기라도 있었죠.
하긴 끊임없는 화산 폭발과 달이 반 조각으로 폭파되면서 쏟아져 내린 달의 운석들로 해 뱀 섬나라나 코치아나 지구촌은 형편없이 파괴됐지요. 악의 축으로 돼버린 뱀 섬나라를 점령하기 위해 벌린 핵전쟁으로 해 뱀 섬나라 인간들은 방사능 오염을 피해 화산 동굴이나 전쟁준비로 파놓은 갱도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됐어요. 일부 돈 많은 부자들은 심지어 잠수함을 만들어 타고 바다 물속으로 피신해 살고 있었어요.
엉망진창이 된 뱀 섬나라를 복구하기에는 얼룩 몸뚱이에 사람의 대가리를 단 뱀 왕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이었어요. 그는 신하들이 반대하는 것도 마다하고 10여 년 전에 처단된, 뱀 섬나라 악마 나까아멘 왕의 먼 친척이 되는 나까아버새를 데려다가 총리 석에 앉혔고 우성 대통령을 고문으로 모셨던 것이죠.
뱀 왕은 벼루기 눈을 굴리면서 좌중을 둘러보더니 혀를 날름거리었어요.
“이제부터 뱀 섬나라를 복구할 대책을 의논합시다.”
그러자 나까아버새가 공을 세우려고 먼저 입을 뗐어요.
“화산 폭발, 지진과 해일 그리고 방사능 오염을 전승하고 우리나라를 복구하려면 인종부터 개량해야 합니다.”
그 말에 우성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안 됩니다. 또 나까아멘 악마의 전철을 밟을 예산인가요? 사람도 아니고 뱀도 아닌 뱀 인들을 복제해내서 코치아의 조왕돌과 클론바우와 싸워서 얻은 것이 뭔가요? 세계 핵전쟁과 섬나라의 멸망 밖에 얻은 게 있어요?”
나까아버새는 첫마디에 면박을 당하자 기분이 상했어요. 자꾸 자기를 전임 왕과 연계시켜 염오하는 것이 피곤했어요. 허나 그는 용케도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버렸어요.
사실 나까아버새의 할아버지 나까이시이로는 731공정을 주도한 생체실험 전문가였지요. 그는 기실 천인공노할 전쟁범이었지만요. 아카시아 군이 섬나라 본토 등륙을 막는 전역에서 아카시아군에 반변해 등륙의 길을 열어주고 아카시아군 에 731공정 생체실험 자료를 몽땅 넘겨준 덕분에 처단되지 않았어요. 그의 가족은 아카시아 군에서 제공한 고급 아파트에서 아카시아 군의 두툼한 로임까지 받아쓰며 풍요롭게 살았어요. 그는 생물학자 동생 나까아밴새와 함께 생체실험을 해 얻은 새로운 인체비밀과 인종개량, 대량살상 생물화학무기 등 일련의 논문을 정리해냈던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나까아버새를 버새라 부르고 동생 나까아밴새를 밴새라고 별명을 지어 놀리었어요.
그는 우묵한 눈으로 우성을 돌아보며 물었어요.
“그럼 우성 대통령께서는 다른 방도라도 있는가요?”
“예.”
우성 대통령은 화산 너럭바위에서 일어서기까지 했어요.
“우리 뱀 섬나라는 바다와 섬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우린 인종개량보다도 바다와 섬을 우리 인간들과 모든 생물들이 살기 좋은 친환경 지상낙원-사랑의 오아시스로 재건해야 합니다.”
그 말에 화산 동굴에 쭉 뻗은 두 앞다리 사이에 대가리를 파묻고 들어 누어 그들의 의논을 듣던 들개들과 멧돼지들마저 마치 알아나 들은 듯 귀를 뻘쭉 하며 일어나 앉았어요.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요?”
버새는 우성의 말을 반박했어요.
“우리 뱀 섬나라에서 혼자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해서야 무슨 쓸 데 있습니까?"
우성도 자기 관점을 주장했어요.
"옛날에 한 깍쟁이 마을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 집에 군일이 있었는데 모두 축의금으로 술을 한 병씩 가져가기로 됐습니다. 그런데 깍쟁이들은 '나 하나쯤이야' 하고 너도 나도 술 대신 물을 병에 담아 가지고들 가지 않았겠습니까. 결국 온 마을 사람들이 술이라고 가져온 걸 마셔 보니 몽땅 물이였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나 다 '나 하나쯤이야' 하고 너도 나도 생태환경을 복구하지 않아서야 됩니까? 우린 국제공조를 해 꼭 생태한경을 복구해야 합니다."
버새 총리는 또 반박해 나섰어요.
"언제 그런 옛말을 다 들을 새 있습니까? 지금 방사능 오염에 우리 뱀 섬나라에서 정상인으로써는 살아남기도 힘듭니다. 혹독한 자외선으로 해 방독면구나 자외선 방지 우산을 쓰지 않고서는 살이 썩어 들어 갈까봐 화산 동굴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우린 이런 열악한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을 복제해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우성 대통령은 자기 관점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결국 우성 대통령은 식수조림해 녹지를 폭넓게 조성해 사랑의 오아시스를 건설하자고 하고 나까아버새 총리는 새로운 인종개량을 고집하였어요.
그때 뱀 왕이 기둥에 화산 동굴의 돌기둥에 스르르 기어 올라가면서 말했어요.
“그만들 하십시오. 두 분의 생각이 모두 도리가 있습니다.”
뱀 왕은 돌기둥에 얼룩 몸뚱이를 둘둘 감은 채 대가리만 쑥 내밀고 혀를 날름거리었어요.
“뱀 섬나라에 녹지를 조성해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방사능 오염에 적응할 수 있는 인종개량도 합시다. 지금 우리 뱀 섬나라 백성들이 못 살 때를 만났다고 코치아로 도망치는 바람에 저 화산재가 뒤덮인 텅 빈 도시와 마을들에는 버려진 개들과 멧돼지들이 욱실거립니다. 참, 어쩌다 우리 뱀 섬나라가 이 지경이 됐어?”
어둠침침한 동굴 안에서는 땅이 꺼질듯 한 한숨소리만 들릴 뿐이었어요.
며칠 후, 뱀 왕은 더워서 혀를 널름거리면서도 돌기둥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왔어요. 그는 우성 대통령을 따라 화산 동굴에서 나가 구불구불 기어 간신히 산정으로 올라갔어요.
화산재가 두툼히 뒤덮인 화산에는 녹색의 초목은 찾아 볼길 없었어요. 대신 화산재 위에는 뱀이 구불구불 기어간 자동차 바퀴 자국 같은 자국과 사람의 발자국 자리가 남아 있었어요.
저 멀리에서는 검푸른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었어요.
우성 대통령은 화산 주위를 둘러보면서 입을 뗐어요.
“보십시오. 우리 뱀 섬나라는 해마다 수 백차 화산이 폭발하고 지진이 일어나고 해일이 섬을 덮치기에 사람이 살기 힘들어요. 섬에 화산재가 덮여 아열대 기후인데도 초목이 자라기 힘들지요.”
뱀 왕은 기다란 목을 빼들고 우성 대통령을 쳐다보면서 물었어요.
“그럼 우리 섬에서는 이젠 영원히 푸른 초목을 볼 수 없단 말입니까?”
우성 대통령은 머리를 가로 저었어요.
“아닙니다. 우리는 영국 왕립 온실처럼 두꺼운 유리를 댄 온실을 지어 화산재를 막읍시다.”
뱀 왕은 우묵한 벼룩 눈이 다 튀어나올 지경이었어요.
“이 화산에 유리를 얼마나 날라 오면 그렇게 큰 온실을 짓겠습니까?”
“섬마다 한두 개 온실을 지어 먼저 화산에 생존할 수 있는 묘목을 기른 후 화산에 옮겨놓고 기르자는 것입니다.”
그제야 뱀 왕은 빼들었던 목을 내리면서 “음~ 건 비슷해요.” 하고 말했어요.
그리하여 뱀 섬나라에서는 우성 대통령의 영솔아래 화산재에 견딜 수 있는 두터운 유리를 생산해 섬마다 온실을 지었어요. 진짜 200여년이 되도록 문제없는 영국 왕립 온실을 방불케 했어요. 뒤이어 방사능에 덜 오염된 아프리카 초목을 비행기로 날라다가 온실에 심어 화산에 녹색의 생태환경을 복구하기 시작했어요.
아프리카 초목은 대부분 사막과 모진 가뭄에도 살아 왔기에 뱀 섬나라 사람들이 온실에 심었다가 몇 달 후 화산재를 벗겨버리고 비옥한 흙을 날라다 펴고 심은 후 정성을 들여 가꾸자 기적적으로 살아났어요.
뱀 섬나라에는 점차 푸르른 나무숲이 생겨났어요. 진짜 이 섬 저 섬 여기저기에 축구장 몇 개만큼 한 사랑의 오아시스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나 세슘으로 오염된 바다에 사랑의 오아시스를 건설하려면 국제 공조가 필요했어요. 뱀 섬나라, 어느 한 나라의 힘으로써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우성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뱀 왕은 화산 동굴 옆에 세워진 핵발전소부터 없애 버리고 해변가의 둔덕과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세웠어요. 그리고 강물마다 수력발전소를 대량 앉히기 시작했어요. 특히 코치아 유명한 과학자 조왕돌에게서 새로운 마그마 발전기술과 무궁무진한 바다 파도의 힘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발전기술을 인입해 무공해 발전에 새 돌파를 했어요. 우성의 가시집을 비롯한 숱한 지붕에는 태양에너지 발전기가 보기 좋게 놓이었어요.
하긴 뱀 왕은 몇 해 전에 원전사고로 수많은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흘러 들어간 일을 잊을 수 없었어요. 방사능물질에 오염된 바다의 물고기와 풀에는 대량 세슘이 검출되고 있었어요. 그뿐이 아니죠. 핵전쟁과 원전 사고로 해 공기에도 방사능물질이 많이 유포돼 뱀 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입쌀과 강냉이, 밀, 수수, 지어 산 속의 산나물에마저 세슘이 대량 함유돼 있었어요. 이런 곡식과 나물을 먹으면 인류는 멸종의 위기에 빠지고 말 것이죠. 세슘이 대량 함유돼 있는 사료나 풀을 먹고 자란 돼지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세슘에 감염되기 마련이라는 도리도 뱀 왕은 우성 대통령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었던 것이죠.
우성 대통령의 아이디어처럼 이제 과학자들이 방사능 오염물질을 중화시킬 화학제품을 연구해내기만 하면 바다와 육지의 방사능 오염은 꼭 제거할 수 있게 되었어요.
뱀 왕은 우성 대통령을 마주보며 기뻐 어쩔 줄 몰라 했어요.
“이제 막 방사능 오염이 제거되고 푸르른 초목이 넘실거리는 뱀 섬나라의 사랑의 오아시스, 아니 찬란한 미래를 보는 거 같습니다.”
그 날 뱀 왕과 우성 대통령은 해가 중천에 걸릴 때까지 뱀 섬나라 나아가서 지구촌의 앞날을 그려보았어요.
저쪽에서는 우성 대통령과 뱀 왕의 꿈을 깨우려는 듯이 화산이 또 폭발했어요. 시뻘건 불기둥이 하늘을 찔렀어요.
꽈르릉! 꽝꽝!
연이어 일어나는 폭음과 함께 화산 돌멩이와 화산재가 이쪽으로 날아왔어요. 뒤이어 지진이 일어나 섬이 뒤흔들리고 해일이 덮쳐 왔어요. 화산 동굴의 숱한 뱀 인들이 날 살리라고 산등성이로 구불구불 기어 올라갔어요.
 
 
 
   
2 쌍두머리 연체 기형아
며칠 후 버새 총리는 속이 갑갑해 화산 동굴을 떠나 들놀이를 나갔어요.
그가 화산을 벗어나 한 고개를 넘어서니 푸르른 나무숲 속에 놀랍게도 한 마을이 보이었어요.
(아니, 우리 뱀 섬나라에 이렇게 생태 환경이 좋은 마을도 있어?)
푸르른 수림 속에 줄지어 옹기종기 들어앉은 살림집들은 어찌나 아담한지 한 폭의 산수화를 방불케 했어요. 아열대 지대와는 달리 야자나무랑 적고 아프리카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이랑 많이 눈에 뜨이었어요. 이 마을은 또 우성 대통령의 아내 하루꼬와 가시부모 스즈끼 부부 등이 살던 고향 마을이었어요. 마을 뒷산에는 수림 속에 을씨년스러운 산신당이 도사리고 앉아 마을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마을 앞의 시퍼런 바다 물은 버새를 보고 환호하는 듯이 넘실넘실 춤을 추었어요.
“코치아로 달아났던 뱀 섬나라 백성들이 이렇게 살기 좋은 마을에 다 돌아오겠구나.”
그가 한참 땀을 들이며 마을을 둘러볼 때었어요.
우성 대통령이 뭔가 들고 고개를 넘어오고 있었어요.
“어디를 갔다가 옵니까?”
우성 대통령은 손에 든 주머니를 들어 보이면서 “아내가 오래지 않으면 몸을 풀게 돼서 미역을 사 오는 중입니다. 초음파 검사를 해 보니 뭐 쌍둥이라지 않겠습니까?”라고 했어요.
“쌍둥이를 보게 된 걸 축하합니다.”
우성 대통령은 버새 총리의 손을 잡으면서 “자, 우리 집에 내려가 좀 쉬고 가십시오.” 라고 했어요.
버새는 사양하지 않고 우성 대통령을 따라 갔어요.
“이 마을은 어떻게 돼 이렇게 생태환경이 좋은 대로 남아 있습니까?”
우성 대통령은 “우리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식수조림을 했지요.”라고 했어요.
“가만, 그래 인종개량 문제는 뱀 왕과 의논이 잘 됐습니까?”
“뱀 왕이 잘 접수할 거 같지 않습니다.”
버새 총리는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장차 정상인은 방사성 오염으로 해 이 지구촌에 살아남기 힘듭니다. 악렬한 생태환경에 대비해 지금부터 인종을 개량해야 하는데 그 둔한 뱀 왕의 귀에 통 말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건 코치아 금붕어 총리의 관점이었죠.
우성 대통령은 뭐라고 말하려다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꿀꺽 삼켜버렸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버새 총리는 계속 지껄였어요.
“뭐나 새로운 과학을 발견해내면 항상 보수파들의 반대를 받기 마련이죠. 허나 지구촌의 인류를 보존하려면 방사능 오염에 견디는 두터운 피부를 가진 새 인종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들은 어느새 선인장과 야자수가 줄느런히 늘어선 어떤 집 마당에 들어섰어요.
“응아~ 응아~”
그때 집 안에서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자지러지게 울렸어요. 그것도 한 애가 아니라 두 애가 울어대는 목소리 같았어요.
우성은 늘그막에 본 쌍둥이를 안아 보려는 급한 마음에 미역 주머니를 든 채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갔어요.
그는 집 안에 둘러선 가시어머니와 조산사들을 헤집고 아내가 누운 침대로 다가갔어요.
“보기요! 우리 쌍둥이를!”
아내 하루꼬는 남편을 외면하면서 줄 끊어진 구슬처럼 두 볼에 눈물을 주르르 흘리었어요.
“왜?!”
우성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는 하루꼬의 옆에 누워 눈을 뜨지도 못하고 울고 있는 “쌍둥이”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니, 이게 뭐야?!”
글쎄 하신은 하나인데 웬 나무 아치처럼 두 상반신에 머리가 둘이나 붙어 있지 않았겠어요. 더욱 놀라운 건 한 치나 되는 잿빛털이 부스스 난 팔에 온 몸에 뱀의 비늘이 덮여 있는 것이었어요.
“세상에 이런?!”
조산사들을 번갈아 보아도 모두 외면할 뿐 묵묵부답이지 않겠어요.
그래요. 방사능 오염에 뱀 섬나라 여성들은 숱한 기형아들을 낳았지요.
하루꼬의 어머니 하도꼬는 눈물을 훔치더니 우울해 말뚝처럼 서 있는 우성과 스즈끼를 돌아보며 중얼거리었어요.
“저 상반신을 수술해 둘로 나눠놓으면 되겠는데요.”
스즈끼는 무뚝뚝하게 말했어요.
“둘 밖에 없는 다리를 어느 애에게 달아주겠어?”
우성은 너무 기막혀 무릎을 꿇고 쪼그리고 앉으면서 중얼거리었어요.
“난데없는 뱀의 껍질은 왜 들쓰고 나왔어?”
하도꼬는 사위 우성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혹시 팬티를 바 줄에 널어놓은 걸 뱀이 다치지 않았을까요?” 하고 허황한 추측을 했어요.
우성은 가시어머니를 힐끔 곁눈질하며 눈을 흘기었어요.
“뱀이 날개라도 있다고 그 높은 줄에 날아올라 갔겠습니까?”
“바 줄의 팬티가 바람에 날려 떨어진 거 내 주어 다시 건 적이 있어요. 팬티를 개가 물어 뱀의 굴에 가져갔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래도 그렇지, 뱀이 팬티에 사정이라도 해 놓았단 말인가요? 사정해 놓아도 어떻게 하루꼬 배속에 뱀의 껍질을 만들어 넣어요?…”
사실 우성은 가시어머니 하도꼬와 나이가 비슷했어요. 늘그막에 어린 색시 하루꼬를 얻어 늦둥이를 보았는데 저런 귀신을 낳다니요?
마당에서 사람들은 우성 대통령의 아내 하루꼬가 글쎄 머리 두 개에 온 몸에 뱀의 비늘이 번쩍이는 연체 기형아를 낳았다는 말을 듣고 모두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이 기이한 소문은 바람결처럼 산과 들을 넘어 온 뱀 섬나라에 퍼져 나갔어요. 그것도 코치아의 전임대통령과 일본 시골 미녀가 만들어낸 걸작이어서 해일이 덮치듯이 세상에 거대한 충격파를 일으켰어요.
버새는 눈물을 닦으면서 마당에 나오는 우성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했어요.
“이게 바로 방사능 오염에 신음하는 지구촌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꼭 방사능 오염에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내야 합니다.”
우성 대통령은 눈물이 글썽해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뒤이어 그는 자기 눈이 믿어지지 않은 듯이 다시 쌍두 연체기형아를 찬찬히 내려다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이런 기형아를 낳아서 죄송해요.”
하루꼬는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우성은 하루꼬의 손을 잡고 얼굴의 눈물까지 닦아주면서 위안했어요.
“아니야, 당신 탓이 아니야. 방사능 오염에 인간들뿐만 아니라 뱀 인과 뱀, 그리고 개들마저도 기형 새끼를 낳고 있소. 정상인들은 다른 방도를 대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이 지구촌에서 살기 힘들게 됐소.”
순간, 버새는 속에서 웃음주머니가 흔들거리었어요.
(우성 대통령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상 뱀 왕인들 어찌 하겠어? 세상은 인재 경쟁인 거야?)
며칠 후 화산 동굴에서 버새 총리의 사회아래 뱀 섬나라 국무회의가 열렸어요.
버새 총리는 돌기둥에 매달려 빈대 눈을 스르르 감고 뭔가 궁리하는 우둔한 뱀 왕을 쳐다보면서 첫 마디부터 인종 개량을 들고 나왔어요.
“전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방사능 오염으로 기형아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름개구리처럼 배는 똥똥하나 머리는 뱀의 대가리처럼 작은 애로, 다리는 기나 허리가 짧은 애로, 다리 세 개인 애로 별의별 애들이 다 태어납니다. 지어 눈이 세 개거나 팔이 하나 밖에 없는 애들도 태어났습니다.”
돌기둥에 몸뚱이를 감은 얼룩 뱀 왕은 불시에 빈대 눈을 떴어요.
“모르는 소리들이요. 건 신이 내린 쌍두머리 어린애네. 옛날 우리 뱀 섬나라에는 변재천(辨财天)이란 여신이 있었네.”
그 뜻밖의 말에 버새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이 어두운 석유등불을 빌어서도 엿볼 수 있었어요. 하긴 버새는 무슨 신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것은 뱀 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자기네 나까 왕족만이 하늘이 뱀 섬나라에 내린 신이며 뱀 섬나라의 현실적인 통치자라고 인정하기 때문이었어요. 때문에 다른 신의 말을 하는 것은 예로부터 자기들 나까 왕족에 대한 도전이거나 이단으로 여겨 왔어요.
그런 눈치를 모를 리 없는 뱀 왕은 아니었지만 뒷말을 이었어요.
“변재천은 7복신(七福神)의 한분이야. 비파를 들고 있는 여신의 모습이 어찌나 예뻤으면 우리 뱀 섬나라에서는 흔히 미인을 ‘변재천 같다’고 할 지경이었겠는가.”
버새는 변재천을 반박해 나섰어요.
“뭐 그렇게 예쁘다고? 변재천 여신은 원래 인도의 사라스바티 여신인데 진나라를 거쳐 우리 뱀 섬나라에 들어오면서 어떤 모양이 됐는지 압니까? 중국 귀부인 복장에 팔이 여덟 개나 됐는데 손마다 무기를 들고 있는 악귀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단 말입니다. 진짜 악귀 같았는데도 아름다워? 흥!”
뱀 왕은 목에 지렁이 같은 핏줄을 세우면서 고함치었어요.
“지혜와 물의 수호 여신을 모욕하지 말게! 변재천은 물과 지혜, 예능, 재복의 수호신이었어. 대중들에게 가장 친근한 여신이기에 지금도 전국 각지 물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변재천 여신을 높이 모시고 있네. 물이 없이도 농사를 짓고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가?”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지경으로 조용해지었어요.
뱀 왕은 계속 뒷말을 이었어요.
“변재천은 후에 풍요의 신 우가진(宇贺神)과 결합해 머리는 노인이고 몸은 뱀의 형태로 된 우가변재신(宇贺辨财神)으로 됐네.”
그 말에 모두들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여기저기서 이런 소리도 들렸어요.
“오~ 그러기에 우리 뱀 섬나라에서 뱀을 풍요와 부를 전해주는 신의 존재로 보았지.”
“뱀 섬나라에서 뱀 왕을 높이 모시게 된 것도 바로 그 우가진 때문인 거야.”
“아니야, 우가변천 여신 때문이야.”
“우가변천 여신은 바로 우가진과 변재천 여신이 합친 신이야. 우가변천 여신은 바로 이 뱀 왕의 조상 신인입니다.”
“우~와~”
“이제야 알 거 같군.”
모두들 환성을 올렸어요.
이때 버새의 말소리가 쩌렁쩌렁 울렸어요.
“변재천이 어디 세상에 있는 여신이라고 그럽니까? 건 다 미신입니다. 미신!”
허나 뱀 왕은 증거를 댔어요.
“무슨 소린가? 자네 이 세상엔 나까 왕족만 있나 해? 변재천 여신의 성지는 확실히 아직도 있어.”
다른 국무위원들의 눈길은 모두 기둥에 매달린 뱀 왕의 괴물 같은 인두에 쏠렸어요.
뱀 왕은 기둥에서 스르르 내려 소파 같은 너럭바위에 똬리를 틀고 긴 목을 빼들고 말했어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시가현 비와호 속에 있는 작은 섬이 바로 변재천의 성지야!”
모두들 눈이 휘 동그래 머리를 끄덕였어요.
허나 버새는 뒤로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어요.
“하나꼬네 연체 기형아 사건을 보더라도 이젠 정상인은 방사능에 오래 견딜 거 같지 못해 사라지게 될 겁니다. 대신 머리 둘인 연체 기형아가 속출할 겁니다. 정상인의 살가죽보다 두터운 멧돼지 가죽과 텁수룩한 멧돼지 털은 방사능 오염에 견딜 거 같습니다.”
“나까아버새 총리는 즉시 방사능과 자외선에 견딜 새로운 인종을 개발하십시오.”
뱀 왕은 말을 마치자 돌기둥을 타고 스르르 화산 동굴 안쪽의 너럭바위 침대로 들어가 버리었어요.
버새 총리의 야망이 첫 걸음을 내 딛는 순간이었어요.
짝짝짝!
버새가 손뼉을 치자 숱한 뱀 인 미녀들과 궁녀들이 달려 나와 살 때를 만났다고 춤판을 벌리었어요.
 
 
 
 
 
 
 
 
3 사냥개 사람과 멧돼지 인의 탄생
버새가 화산 동굴로 들어왔어요.
그러자 뱀 왕은 돌기둥에 감았던 얼룩 몸뚱이를 스르르 풀면서 기어 내려와 어망 간에 “버새 총리” 하고 별명을 부르면서 앉으라고 너럭바위를 꼬리로 가리키었어요.
“그래 인종개량을 할 좋은 방안이라도 나왔는가요?”
뱀 왕은 대가리를 쳐들며 빈대 눈으로 버새를 마주보며 물었어요.
버새는 너럭바위 소파에 앉더니 주위를 둘러보더니 “주위를 물려 주시요.”라고 했어요.
뱀 왕은 별나게 신비하게 논다하면서도 경호원들까지 주위를 다 물리었어요.
그제야 버새는 뱀 왕 가까이에 다가앉더니 귓속말로 나직이 말했어요.
“사냥개 사람과 멧돼지 인을 개발하면 어떻습니까?”
“뭐, 뭐? 사냥개 사람과 멧돼지 인?”
“방사능 오염에 견딜 최적의 새 인종입니다.”
“허허허, 세상에 금시초문인데. 쳇.”
뱀 왕은 화산 동굴이 떠나갈 듯이 앙천대소했어요.
“뱀 인보다 나을 거 뭔가요? 그래 그놈들에게 사람의 손이라도 달려 있는가요?”
“개는 적어도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의리 있는 동물입니다. 잘 길들이면 우리 뱀 섬나라를 보위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할 겁니다.”
“개는 그렇다 치고 멧돼지는 사람들이 주는 먹이나 먹으면서 쿨쿨 자는 비둔하고 우둔한 놈인데 어찌 일하는가?”
뱀 왕은 어이없다는 듯이 얼룩덜룩한 목을 길게 빼들고 화산 동굴 밖을 내다보면서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허나 버새 총리는 계속 뒷말을 이었어요.
“멧돼지의 용감한 정신은 아주 귀합니다. 장차 외세의 압박을 받지 않으려면 우리 국민에게 멧돼지처럼 용감히 싸우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또 원전과 핵전쟁으로 인한 방사능에 모든 생물이 살기 힘들어합니다. 허나 방사능으로 오염된 유령도시 열악한 환경에서도 멧돼지들은 아주 강한 생존능력과 왕성한 번식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제야 호기심이 좀 가 보이는 뱀 왕의 표정이 가스 등잔불에 확연히 드러났어요.
버새는 흥이 나서 지껄여 댔어요.
“제가 이번에 연구한 인종개량 방법은 코치아의 조왕돌 부장의 인간복제기술이나 줄기세포기술과는 판판 다른 새로운 방법입니다.”
“무슨 방법이기에?”
뱀 왕은 눈을 대뜸 크게 떴어요.
버새는 비밀이 나갈까 봐 뱀 왕의 귀에 닿을 듯이 입을 대고 뭐라고 쑤군거리었어요.
뱀 왕은 하마터면 기절초풍할 번했어요.
“사람을 잡겠다. 쯧, 쯧.”
뱀 왕은 어이없다는 듯이 목을 움츠리면서 도리머리를 가로 저었어요.
버새는 가느다란 목을 움츠리더니 슬슬 만지었어요.
“방사능이 심한 뱀 섬나라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길 밖에 없어요. 개털과 돼지 털은 우리 피부를 핵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게 어느 정도 보호해 줄 겁니다. 또…”
“됐어!”
뱀 왕은 너무나도 놀란 채 얼룩 목을 빼들고 버새를 쏘아 보았어요.
“나를 보게나. 무슨 괴물인가? 사람도 아니고 뱀도 아니고. 숱한 뱀 인들이 나까아멘 악마의 시달림에 고생했네. 그런데 또 숱한 사람들을 개나 돼지 같은 괴물로 만들려고?! 말도 안 돼! 흥!”
버새는 벌떡 일어났어요.
“오래지 않아 정상여인들은 몽땅 하루꼬처럼 연체 기형아를 낳을 겁니다. 사냥개는 주인에게 충성심이 대단한 동물이지요. 멧돼지는…”
뱀 왕은 콧방귀를 “흥!” 하고 뀌었어요.
“됐네, 됐어. 우리 뱀 섬나라 사람들이 원래부터 코치아 사람들에게 ‘섬나라 오랑캐’라는 말을 듣는데 진짜 ‘섬나라 오랑캐’를 만들 작정인가?! 정말 삶은 소대가리 웃다가 꾸러미 터질 소릴 치면서 돌아다니는구먼.”
뱀 왕은 돌기둥을 휘감으면서 화산 동굴 막장으로 기어 올라가버려 꼬리도 보이지 않았어요.
(에이고, 저런 둔한 뱀을 믿고 어떻게? 흥!)
버새는 속으로 두덜거리면서 화산 동굴에서 나가 버리었어요.
허나 우성 대통령의 아내 하루꼬가 쌍두머리 연체 기형아를 낳은 기문이 뱀 섬나라의 비극적인 현실로 보편화되면서 뱀 섬나라 인종개량에 탄력을 받게 했어요.
버새는 인종개량연구소의 동생 나까아밴새 소장과 함께 연구진을 이끌어 본격적으로 사냥개 사람과 돼지 인 연구개발에 몰입했어요.
뱀 왕은 숱한 뱀 인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인종개량연구소에 몸소 찾아 왔어요. 뱀 왕은 연구소의 문이 너무 작아서 10여 미터나 길고 1미터 반이나 되는 육중한 몸뚱이로 들어갈 수 없어 바깥에서 밴새 소장과 버새를 불렀어요.
뱀 왕은 쇠살창 안에서 왕왕 짖어대며 뛰노는 사냥개들과 꿀꿀거리며 주둥이로 땅을 뚜지는 멧돼지를 둘러보면서 이런 말을 꺼냈어요.
“내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네.”
버새는 시끄러운 표정을 지었어요.
뱀 왕이 한다는 말은 이런 거였어요.
“정상인들이 자외선방지 우산을 들고 방독 면구를 쓰지 뭐. 몸에다는 자외선 방지 복장을 입으면 되지 않을까?”
“예? 정말 답답합니다. 이 무더운 여름에 화산 동굴에 들어 누워 있어도 더워서 혀를 빼물고 헐헐거리면서도 방독 면구를 쓰고 어떻게 산다고 떠들어댑니까?”
뱀 왕도 자기를 깔보는 버새를 좌시할 수 없었어요.
“그래 우리 뱀 섬나라 사람들을 몽땅 개나 돼지로 만들 예산인가?”
버새가 엉뚱한 소리를 쳐댔어요.
“옛날 우리 섬나라 태양신 이자나기노미코도는 일향국의 미야자키현의 아와기하라 온천에서 목욕해 황천의 오물을 몽땅 씻어버리고 나서 두 눈과 코로 삼 귀자를 낳았지요. 왼쪽 눈으로 아마테라스오미카미를 낳고 오른쪽 눈으로 쓰쿠요미노미코도를 낳았습니다. 코로 스사노오노미코도를 낳았지요.”
“어째 입으로 새끼를 낳는 해괴망측한 인종을 개발하지 못해?”
“황족의 조상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와 스사노오노미코도는 확실히 입으로 자식들을 뱉어 낳았어요.”
“닥치오! 그래 옛날 신들을 빌어 인륜을 해칠 생각인가? 정상인이 세상에 태어나는 정상 출로는 여자의 하신인 거야! 자넨 이제 옆구리로 애를 빼는 인간을 개발할지도 모르겠구먼.”
그제야 버새는 자기가 너무 했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어요.
“미안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습니다. 대왕님.”
뱀 왕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더니 손으로 콧물까지 쓱 닦아 털었어요.
그는 숱한 뱀 인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산재가 시뿌옇게 덮인 연구소 마당을 구불구불 빠져나갔어요.
뱀 왕이 왕궁 격인 화산 동굴로 구불구불 돌아 왔어요.
그가 너무 더워 화산 동굴의 목욕탕이나 다름없는 샘물웅덩이에 꼬리로부터 몸뚱이를 반쯤 불구고 가죽이 얼룩덜룩한 머리를 하늘로 뻗어 올라간 화산 동굴 구멍에 올려 보내고 헐떡거릴 때었어요.
우성이 찾아왔어요.
뱀 왕은 샘물 웅덩이에서 기어 나와 돌기둥을 타고 스르르 기어 올라갔어요.
“우성 대통령, 우리 샘물 웅덩이에 몸을 불구고 목욕하면서 이야기하면 어떻습니까?”
“좋지요.”
뱀 왕과 우성은 다시 어둠침침한 샘물 웅덩이에 내려가 몸을 잠그고 시원한 샘물을 몸에 끼얹기 시작했어요. 뱀 왕궁이지만요. 그래도 온천도 있고 샘물도 있어 꽤나 좋았어요.
이윽고 시종이 가스 등잔불을 밝혀 놓았어요.
뱀 왕은 손으로 등잔불빛에 비끼는 얼룩덜룩한 비늘에 물을 끼얹으면서 물었어요.
“어, 시원해라. 용건은 뭐요?”
우성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대담히 입을 열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버새 형제를 중용하는 게 좋지 않은 거 같습니다.”
“또, 또 그 말?”
우성은 대수로워 하지 않는 뱀 왕에게 은밀히 말했어요.
“제가 알아보았는데 버새의 외할아버지는 제11차 세계핵전쟁 때 뱀 섬나라 육군 중장 전쟁범인데요. 그 놈은 뱀 섬나라 생체실험에 이골이 난 자입니다.”
“그만, 그만. 난 다 알고 있습니다. 버새의 할아버지는 악마 나까아멘의 할아버지와 친형제입니다. 허나 혈통을 너무 옴니암니 따지지 마십시오. 지금은 어떻게 핵전쟁으로 망가진 우리나라를 복구하고 방사능오염에서 인류를 건지겠는가 하는 게 중요합니다.”
뱀 왕은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에서 가스등잔불빛을 빌어 빈대 눈으로 우성 대통령을 힐끔 곁눈질해 보더니 이런 결정을 내리었어요.
“당신은 학생들을 데리고 당장 코치아에 건너가 선진 과학기술을 배워 오십시오. 그게 우리나라를 구하는 길입니다.”
“예, 알았습니다.”
버새가 사냥개 사람과 돼지 인을 만드는데 걸림돌인 우성 대통령을 코치아에 추방하지 못해 내린 결정이죠.
한편 버새는 뱀 왕의 지시대로 뱀 섬나라에 주둔한 유엔 연합군사령부에 가서 새 인종개량 방안을 비준 맡았어요.
맥도 총사령관과 검둥이 톰에게서 스트레스를 받은 그는 인종개량연구소로 돌아오자마자 허탈감에 빠져 맥없이 소파에 물앉았어요.
버새의 말을 듣고 밴새 소장은 화가 치밀어 옷을 벗어 소파에 팽개치기까지 하면서 두덜거리었어요.
“제길, 아무리 전패국이라고 해도 그렇지. 어쩜 이다지도 인격을 모욕한단 말이오?”
“그만!”
버새는 손사래를 치면서 벽이고 천정이고 가리키며 입에 식지를 댔어요.
“쉬- 속담에 벽에도 눈과 귀 있다고 했어. 저 양키들이 우리가 회보하기 전에 벌써 모든 정보를 장악하고 있더라. 세계 최첨단도청기를 사처에 장치했을 수 있단 말이야.”
밴새는 화를 풀지 못해 길쭉한 머리만 가로 흔들면서 이발로 입술을 꽉 깨물었어요. 순간 터진 입술에서 뻘건 피가 주르르 흘렀어요.
버새는 고의로 들으라고 언성을 높였어요.
“우린 아카시아 맥도 총사령관님과 노르망디 톰 총사령관님의 지시대로 국제사회의 협약을 어기지 말자. 인륜을 해치는 일도 하지 말면서 인종개량을 하자.”
“왜?”
“또 제11차 세계핵전쟁 때처럼 생체실험을 했다는 말을 들을 게 있느냐?”
“?”
“먼저 인간복제기술과 줄기세포를 이용해 방사능에 견딜 수 있는 털이 부스스한 사람의 피부를 만들어 보자.”
“또 유엔 연합군총사령부에 청시해야 하지 않겠어?”
“당연하지.”
이때 어디서인지 맥도 장군의 우렁우렁한 말소리가 들렸어요.
“회보할 거 없어. OK! 그렇게 하게나!”
깜짝 놀란 그들 두 형제가 눈이 휘 동그래 연구실 여기저기를 둘러보았어요. 나중에 분명 컴퓨터 현광 판에 맥도 장군이 희죽이 웃는 상판이 있지 않겠어요.
밴새 소장이 제일 아끼는 사냥개 요사다마오가 현광 판의 맥도 장군을 쏘아보며 컹컹 짖었어요. 밴새는 사냥개 마오가 어찌나 곱았으면 자기 여동생 이름과 비슷하게 지었겠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어요.
원래 맥도 장군은 컴퓨터 현광 판을 이용해 모든 걸 손금 보듯 하고 있었어요.
“자네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니까. 절대 허튼 수작을 하지 말게나.”
“알았습니다. 총사령관님.”
버새 형제는 허리를 굽실했어요.
“OK!”
그날부터 밴새는 연구일군들을 이끌어 개 털 같은 털이 부스스 난 인간의 피부를 연구 개발했어요.
밴새 소장은 자기가 제일 아끼는 사냥개 요사다마오를 불렀어요.
요사다마오는 꼬리를 저으면서 주인에게로 뛰어 왔어요. 밴새가 요사다마오 귀밑에 주사침을 슬쩍 꼽더니 마취 주사를 놓았어요. 요사다마오는 인차 핸들 쓰러지더니 스르르 눈을 감았어요.
“자, 어서 개 가죽을 도려내 내 팔에 이식하게.”
연구 일군들은 사냥개 요사다마오를 수술대 위에 눕혀 놓고 앞 다리의 가죽을 손바닥만큼 도려내 옆의 수술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밴새 소장의 마취한 팔에 이식해 실로 한 코한 코 기웠어요. 그리고 도려낸 밴새 팔의 살가죽을 요사다마오의 앞다리 도려낸 가죽 부위에 이식해 놓았어요.
한 달 후 이번 이식수술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이식이기에 아주 성공적이라는 것이 증명됐어요. 밴새의 팔에는 털이 부스스한 개 가죽이 들어붙었어요. 살도 썩지 않고 자외선이 강한 햇볕에 견딜 수 있었어요.
“성공이다!”
연구소 일군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그후 밴새 소장의 자기 희생정신의 고무를 받아 연구소 일군들은 너도 나도 자기 팔과 다리에 사냥개들의 가죽을 이식했는데요. 모두 성공했어요.
며칠 후 연합군 흑인군관 맬쓴이 뱀 섬나라 처녀를 강간한 사건이 텔레비전에 방송됐어요. 그 사건은 사냥개 사람과 돼지 인을 개발하는데 탄력을 받게 됐어요.
버새 형제는 기뻐 어쩔 줄 몰랐어요.
그런데 귀신이 곡할 듯이 어쩜 강간범은 톰 사령관의 동생 맬쓴 장군이었어요. 설상가상으로 강간당한 처녀는 버새 총리의 여동생 하사다마오였어요.
그날 저녁에 하사다마오는 오빠들의 연구소에 왔다 돌아가다가 호수 옆에서 맬쓴에게 강간당했던 것이었어요. 어찌나 짐승처럼 강간했으면 하사다마오는 자궁에 구멍이 나 하신에서 연 며칠 동안 하혈했어요.
“아, 저 짐승 같은 껌둥이를 어찌나? 정말 칼 탕을 쳐 놓아도 원수를 다 못하겠다.”
밴새가 연구소 병원에서 핏기 없이 하얀 여동생 하사다마오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이를 부득부득 가는데요.
톰 사령관이 바나나며 사과며 노르망디 포도며 사들고 찾아왔어요.
“밴새 소장, 죄송하네. 난 가문을 대표해 사죄하네.”
그는 과일꾸러미를 내밀더니 어깨까지 으쓱하며 머리를 숙이었어요.
“흥!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단가? 우리 뱀 섬나라 법에는 강간죄는 사형입니다!”
톰 총사령관은 금방 빌고 들던 표정이 가뭇없이 사라졌어요.
“그래, 기어이 내 동생을 죽여야 하겠는가?! 그럼 나부터 죽이란 말이야!”
“강간범 동생을 비호할 텐가! 아무리 그래도 식민지 통치를 한답시고 점령군이 순수한 처녀를 마구 강간해도 된단 말인가?!”
톰 총사령관은 허리에 찬 권총을 어루만지며 까만 얼굴에 흉측한 몰골을 드러냈어요.
“어림도 없어! 우리 노르망디에서는 인도주의를 고양하네. 아무리 강간범이라도 교형을 처하지 않고 감옥에 보내 교양하네. 내 동생은 노르망디 사람이기에 노르망디 군법에 의해 처리할 거네. 우린 맬쓴을 인도해 노르망디에 보내겠네. 누가 막기만 하면 내 이 권총이 대갈통에 바람구멍을 큼직하게 뚫어 줄 거야! 흥!”
톰은 시허연 눈자위를 무섭게 굴리며 위협했어요.
“허허허.”
갑자기 톰 사령관은 너털웃음을 웃었어요.
“나도 알고 있어. 자네들이 이 좋은 기회에 사형수로 될 내 동생을 실험 품으로 삼으려 한다는 걸!”
톰 사령관은 하사다마오를 힐끔 내려다보면서 지껄여댔어요.
“하사다마오, 일이 이 지경이 된바 하고는 내 동생과 결혼하라고. 내 동생은 너와 한판 붙어보고 동양사람 치고 제일 섹시하다고 했어.”
찰싹!
밴새는 분통이 터져 톰 총사령관의 귀 쌈을 한 대 갈기었어요.
“짐승 같은 놈, 뭐 결혼하라고?”
톰 총사령관은 오른손을 권총에 가져갔다가 내리우며 헤벌쭉 웃었어요.
“이 놈아, 네 여동생이 한번 강간당한 게 무슨 큰 일이 났다고 이래? 본 총사령관의 제수가 돼 달라면 네 놈 일가를 봐주는 거야. 네 놈들 뱀 섬나라에서 제11차 세계핵전쟁을 일으켜 우리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루스끼야 그리고 코치아의 숱한 무고한 백성을 방사능오염에 죽게 한 걸 생각하면 강간한 건 아무 것도 아니야. 이 놈들, 권주를 마시지 안고 벌주를 마셔 봐!”
하사다마오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새하얀 이불로 얼굴을 가리었어요. 이불이 무섭게 떨며 가늘게 파도쳤어요.
“흥!”
톰 총사령관은 콧방귀를 뀌더니 문을 쾅 박차고 나가 버리었어요.
사령부로 돌아가자 톰 총사령관은 소파에 앉아 턱을 고이고 양미간을 찌푸리더니 동생 맬쓴을 감옥에서 빼내려고 속궁리를 돌렸어요.
그는 피뜩 코치아의 조왕돌의 복제기술이 떠올랐어요.
조왕돌은 노르망디에 와서 크론 박사에게서 인간복제기술과 줄기세포기술을 배워낸 세계에서도 유명한 과학자였어요. 조왕돌은 노르망디에 유학 갔을 때 톰과 축구공으로 해 싸움질한 뒤 친해진 친구였어요.
“OK!”
톰 총사령관은 무릎을 탁 치고 일어났어요.
며칠 후 톰 총사령관은 버새에게 전화를 걸어왔어요.
“여보게, 내 동생 맬쓴은 죽을죄를 지었네. 허나 우리 좀 절충합세. 내 동생을 총살하기보다 사형수니까 새 인종개발에 유용하게 쓰게나.”
순간 버새는 무거운 짐을 벗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홀가분해짐을 느꼈어요.
“허허허. 남들은 당신을 버새라고 하더구먼. 그래도 버새 총리가 노새보다는 사리 밝네 그려. 하하하.”
(뭐라고? 네 이놈, 내 이제 네 동생을 육장 벌레를 만들어 놓지 않는가 봐라!)
성 날대로 난 버새는 그날로 동생과 연구일군들과 함께 밀봉차를 서너 대 몰고 가서 감옥 안에서 검둥이 맬쓴을 연구실에 끌고 왔어요.
맬쓴을 수술대에 눕혀 놓고 결박하자 고함을 버럭 쳤어요.
“이 놈들, 네놈들이 또 생체 실험을 하려고? 하늘땅이 용서하는가 봐라!”
그러나 허연 옷을 입은 연구일군들이 맬쓴의 팔다리를 꽁꽁 묶어놓았어요. 한 연구일군이 주사바늘을 걷어 올린 팔에 푹 박아놓고 마취 주사를 놓자 맬쓴은 점점 허튼 소리를 치다가 스르르 눈을 감는 것이었어요.
버새가 손을 홱 저었어요.
“시작하라!”
밴새는 여 간호사들을 보고 맬쓴의 옷을 홀랑 벗기고 약솜으로 온 몸을 닦게 했어요.
여 간호사들은 맬쓴의 한자나 될, 무섭게 큰 그걸 보고 눈알이 뒤집힐 지경이었어요.
(저런 걸로 들쑤시니 우리 소장의 여동생 자궁이 다 판났지.)
눈에 복수의 불길이 이글거리는 밴새는 수술 칼을 쥐자마자 말 거 같은 꺼먼 걸 쓱쓱 도려내 토막토막 칼 탕을 쳤어요.
“우마!”
여 간호사들은 너무 끔찍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비명소리를 질렀어요.
밴새는 시꺼먼 토막을 비닐에 싸들고 복도에 나가더니 꼬리를 흔들거리며 쳐다보는 사냥개 요사다마오에게 뿌려 주었어요. 요사다마오 사냥개는 왕왕 짖어대더니 꼬리를 휘청거리면서 꺼먼 그걸 눈 깜짝 할 새에 몽땅 씹어 먹었어요.
“개 같은 놈, 또 내 여동생을 강간해 봐라! 흥!”
실험실에 되돌아간 밴새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맬쓴의 머리를 쓱쓱 도려냈어요. 거의 동시에 다른 연구일군이 사냥개 요사다마오를 불러들여 마취주사를 놓은 후 다른 수술침대에 눕혀 놓고 대가리를 썩썩 잘라냈어요. 뒤이어 밴새는 피 뚝뚝 떨어지는 맬쓴의 검정머리를 개목에 척 비스듬히 이식해 놓았어요.
“이 개놈아, 넌 이젠 사냥개 사람이야!”
동시에 이쪽에서는 맬쓴의 목에는 개 대가리가 이식됐어요.
수술은 순식간에 끝났어요.
마취주사 약독이 나가자 맬쓴의 머리가 서서히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어요. 눈을 스르르 뜬 맬쓴은 여기저기를 둘러보더니 일어나려고 안간 힘을 썼어요. 버둥거리던 맬쓴의 개 몸뚱이는 기적적으로 네발로 엉거주춤 일어났어요. 확실히 개는 사람보다 생명력이 강했어요. 허나 저쪽 수술대의 개 대가리를 단 맬쓴의 몸뚱이는 일어나질 못했어요.
“아니, 내 몸이 이게 뭐야?”
맬쓴은 개 몸뚱이로 바뀐 자기 몸뚱이를 내려다보며 눈알이 다 뒤집힐 지경이었어요.
“넌 원래 검정 개 새끼야!”
“당신들은 누구요? 왜 날 이렇게 만들어 놨어?”
“맬쓴, 넌 세상에 둘도 없는 선진 인종 사냥개 사람으로 된 거야. 알만 해? 허허허.”
버새는 “허허허.” 너털웃음을 웃었어요.
“안 돼! 말도 안 돼! 펀펀한 사람을 이게 뭐야?”
그는 하신을 내려다보고 더욱 질겁해 소리쳤어요.
“아니, 한자나 되던 내 건 어쩌고 요런 조고만 거야?”
그 혼겁한 소리에 여 간호사들은 코를 싸쥐고 웃었어요.
맬쓴은 저쪽 침대에서 갓 일어나는 개 대가리와 꺼먼 벌거숭이 자기 몸뚱이를 발견하고 몸부림쳤어요.
“아야, 왕, 왕, 왕!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저게 내 몸뚱인데!”
맬쓴은 개처럼 짖어대며 야단쳤어요.
밴새 소장은 코웃음을 치었어요.
“개가 똥을 먹는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더니? 흥!”
실험실 안 여기저기에서는 키득, 캐드득 웃음보가 터졌어요.
사냥개 사람 맬쓴을 개발한 며칠 후에 뱀 섬나라에서는 멧돼지 인도 성공적으로 개발해 냈어요.
 
 
 
 
 
 
 
 
 
 
4 수렴동의 원숭이
뱀 섬나라에서 검정 개 사람과 멧돼지 인을 개발한 특대뉴스가 온 지구촌에 보도되었어요.
금붕어 소장은 새로운 인종개발에 줄곧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면서 과학적인 무기제조에 골몰하는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에게 의미심장하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옛날에 신의 대왕 제우스는 누님이자 아내인 헤라의 계략에 빠져 세멜레가 한줌의 재가 돼버리자 세멜레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꺼내 자기 넓적다리를 째고 넣어 길렀어. 제우스의 다른 딸 아테나는 제우스가 입에 넣어 삼켜 버렸어. 장차 커서 아버지를 죽이고 제왕의 자리를 차지한 자기처럼 자식들이 자기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할까 봐 겁나서였지. 허나 아테나는 아버지 제우스의 머릿속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어. 갑자기 두통이 심해 머리를 싸쥐고 맴돌던 제우스는 아들 헤파이스토스에게 도끼로 자기 머리를 찍어 가르게 했지. 제우스의 머릿속에서 딸 아테나가 튀어나왔어. 그것도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손에는 창과 방패까지 들고 세상에 나왔대. 우린 고대 신들을 참고해 지구를 보위할 새로운 보호 신을 창조해야 해.”
클론바우는 “우~와~” 하고 감탄했어요. 허나 할머니 뜻과는 달리 뒷말이 곱지 않았어요.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뭘 합니까? 보십시오. 난 사람도 아니고 고래도 아니고 사자도 아닌 게 무슨 괴물입니까? 조왕돌 삼촌처럼 고운 색시에게 장가도 들어보지 못하고. 원, 흥!”
클론바우 18세가 코끼리 코로 콧방귀를 뀌자 사무 상 위 물 컵이 허공중에 날아나 땅바닥에 떨어졌어요. 그 바람에 난데없는 물벼락이 쏟아져 내리었어요.
며칠 후 조왕돌은 잔잔한 낙조가 내리 비친 바다가 백사장에 세운 아버지 금별 대통령과 가시아버지 차슬기 국방부방의 동상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순간 코치아도 고모 말씀처럼 인종개량을 해놓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튿날 조왕돌은 원숭이 가죽을 쓰고 홀로 화과산으로 들어가 잠복해 있으면서 수렴동의 원숭이 무리를 관찰하려고 했어요.
아내 보름의 얼굴에 대뜸 어두운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갔어요. 그녀는 남편의 손을 잡아 만삭이 된 배에 대 보이며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제가 오래지 않으면 해산하게 되는데요. 우리 보배 아빠마저 옆에 없어서야 되겠어요?”
조왕돌은 보조개가 옴폭 파이는 보름 달 같던 보름의 얼굴이 수척해진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허나 코치아, 나아가서 지구촌의 인류 생존과 보존이 걸린 중대한 과학연구를 위해 조왕돌은 원숭이 가죽을 주섬주섬 찾아 내 챙기었어요.
보름은 안방에 들어가더니 시퍼렇게 날이 선 칠성비수 한 자루 가져다 내 밀었어요. 비수 칼자루에 금으로 별 7개 박혀 있다고 해 칠성비수라고 했는데요. 건 시아버지 금별 대통령의 명함을 상징하기도 했어요.
“아버님이 남긴 비수예요. 호신용으로 이거라도 가지고 가세요. 꼭 아버님의 혼령이 하늘에서 당신을 지켜 줄 거예요.”
조왕돌은 미소를 지으며 칠성비수를 받았어요.
“근심하지 말고 복중아기나 잘 키우오.”
그제야 금붕어와 보름은 안도의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조왕돌은 헬기를 타고 순식간에 동해바다에 뿌리를 박은 화과산 수림과 가까운 산정에 내렸어요.
수행 십여 명 복제 조왕돌과 로봇 조왕돌 1호는 정찰 장비를 헬기에서 부리어 장막 안에 두고 대기했어요.
조왕돌은 산정에 올라서서 수림 속에 치솟은 절벽을 둘러보았어요. 안개인가 구름송이인가 기암괴석과 절벽 사이를 파도치다가 사라지자 백길 절벽 위에서 하얀 눈사태가 무너져 내리는 듯이 쏟아져 내리는 백운폭포가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어요. 폭포수가 하얀 물발처럼 가리고 있어 먼 곳에서는 폭포 뒤에 숭숭 뚫린 수렴동의 원숭이 굴들이 보이지 않았어요.
“허, 이 심산에 이렇게 멋있는 원숭이 왕국이 있었는가!”
조왕돌은 감탄이 나왔어요.
그는 망원경을 꺼내 수렴동쪽을 세심히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수렴동 위쪽 절벽 위에는 숱한 원숭이들이 햇볕 쪼임을 하면서 뛰놀고 있었어요. 어떤 원숭이들은 나무에 매달려 그네를 뛰면서 재롱을 피우고 있었어요.
독수리가 날아 내리다가 굳어진 것 같은 기암괴석 아래 너럭바위 위에 커다란 원숭이 한 마리가 틀스레 앉아 있었어요. 숱한 원숭이들이 그 원숭이에게 바나나와 복숭아를 뜯어다가 바치는 것이었어요.
갑자기 그 원숭이가 살기 넘치는 갈색 우묵 눈을 부릅뜨더니 아가리를 짝 벌리며 고래고래 고함치었어요. 그러자 숱한 원숭이들은 짹짹 새된 소리를 지르며 바위돌 틈과 나뭇가지 사이에 몸을 옹송그리고 바들바들 떠는 것이 보이었어요.
“저 원숭이가 수렴동의 ‘손욕’이라는 원숭이 왕이 틀림없는 것 같구나.”
째진 귀와 검정 코를 보면 그가 왕위에 오를 때 얼마나 치열한 결투를 벌이었는지 짐작이 갔어요.
“저 놈, 원숭이들을 어떻게 얼려 데려다가 우리 코치아를 목숨으로 사수할까?”
조왕돌은 원숭이 가죽을 씌운 로봇 조왕돌 1호를 불러 뭐라고 귓속말을 했어요.
로봇 조왕돌 1호는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그는 바나나 한 꾸러미를 들고 원숭이처럼 나무에 바라 올라가 나뭇가지를 굴러 저쪽 나뭇가지로 날아 건너 뛰어갔어요.
그가 원숭이 무리에 나타나자 손욕 원숭이 왕은 몸을 옹송그리면서 영역에 침범한 침략자를 공격하려고 했어요.
허나 로봇 조왕돌 1호가 가지고 간 바나나를 한 꾸러미나 너럭바위 위에 올려놓으면서 머리를 숙였어요.
원래 원숭이도 자기들의 말이 있었어요. 짹짹 해도 그 속에는 여러 가지 뜻을 나타냈지요. 손욕 원숭이 왕은 글쎄 원숭이 말로 물었어요.
“짹(넌), 어디에서 온 놈이야?”
“대왕님, 저를 받아주십시오. 저는 외롭게 백산 열대우림 부근에서 살던 원숭이입니다. 여기 화과산 수렴동에 원숭이들의 지상낙원 왕국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 왔어요. 한평생 대왕님을 효성을 다해 모시렵니다.”
원숭이 왕은 자기 왕위를 위협할 놈이 아니라고 여겼던지 경계심을 풀면서 로봇 조왕돌 1호의 아래위를 훑어보는 것이었어요. 흠잡을 데 없는 보통 원숭이였어요.
조왕돌은 저쪽 머나먼 산정에서 컴퓨터 현광 판으로 파리 로봇이 찍어 보낸 동영상을 보면서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손욕 원숭이왕은 의심이 많아서 로봇 조왕돌 1호를 받아 주려고 하지 않았어요.
“짹짹(이 놈), 고까짓 바나나 한 꾸러미로 내 환심을 사려고? 어림도 없어.”
손욕 원숭이왕은 로봇 조왕돌 1호에게 바나나 꾸러미를 홱 팽개쳤어요.
“네 놈을 받아주면 과일이 얼마나 많이 축나겠어? 꼬까지 한 꾸러미겠니? 한 기차라도 모자랄 거야? 그러잖아도 인간들이 화과산 수림을 마구 벌목해 먹이가 점점 줄어드는데 입이나 늘었지.”
로봇 조왕돌 1호는 그래도 아주 내심하게 바나나 꾸러미를 주어 원숭이 왕 앞에 있는 너럭바위 위에 올려놓았어요.
“대왕님, 저의 호의를 받아 주십시오. 저도 밥값은 할 겁니다.”
원숭이 왕 손욕은 “어떻게?” 하고 묻는 듯이 우묵 눈으로 흘끔 쳐다보았어요.
“제가 인간들을 설복해 화과산 수림을 벌목하지 못하게 하겠어요.”
“허, 거 듣다 귀맛 좋은 소리군!”
원숭이 왕 손욕은 올 방자를 틀고 바로 앉으며 로봇 조왕돌 1호를 보고 물었어요.
“될 수 있겠어?”
“되고말고요. 제가 이제 산 아래 인간들과 연계를 달아 사람들이 우리를 잡지 못하게 하고 과일도 실어오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잘 살 수 있으면 우리 화과산 수렴동에 와서 뭘 해?”
순간 원숭이왕의 우묵 눈에 의심과 살기가 반죽해 무섭게 번쩍이었어요.
“너 이놈, 혹시 인간들이 보낸 간첩 아니냐?”
“아니, 이건 무슨 맑은 날에 생벼락 같은 말씀입니까?”
“안 그럼 어떻게 인간들이 네 말을 고분고분 들어? 어서 떠나가라! 내 마음이 변하기 전에.”
로봇조왕돌 1호가 뭐라고 또 말하려고 하자 원숭이왕은 대노해 용상이나 다름없는 너럭바위 수박을 쥐어뿌리었어요. 수박이 로봇 조왕돌 1호의 머리에 맞아 박살나 절벽아래까지 날아가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떠나려고 할 때었어요.
“잠간!”
머리에 혹이 달린 건장한 혹달개 원숭이가 원숭이 왕 손욕에게 권고했어요.
“대왕님, 저 자가 인간과 인맥이 있는 거 같으니까. 먼저 저 자를 보내 인간들과 담판해 우리 화과산 수림을 난벌하지 못하게 말리고 과일도 따가지 못하게 하면 어떻습니까?”
매 발톱이란 원숭이도 동의해 나섰어요.
“대왕님, 만약 저자 말대로 될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습니까?”
“쯧, 쯧, 쯧, 이 원숭이들을 봐라! 어쩜 낫살이나 처먹은 놈들이 경계심이 없느냐? 그래 너희들이 감히 내 왕권에 도전할 테냐?”
“아니, 건 무슨 소립니까? 우린 수렴동 원숭이 왕국을 위해 하는 말인데요.”
원숭이들이 로봇 조왕돌 1호를 받아들이자고 하는 바람에 원숭이왕은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어요.
“미안하네. 금방 자네를 시험해 본 거야. 난 의심스러운 사람을 쓰지 않고 쓰는 사람은 의심하지 않네. 이제부터 자넨 인간들과 외교활동을 해보게나.”
이쪽에서 조왕돌 부장은 컴퓨터를 들여다보다가 박수를 쳤어요.
“됐어. 로봇 조왕돌1호 원숭이 왕국에 발을 붙이는데 성공!”
로봇 조왕돌들과 복제 조왕돌들은 일제히 주먹을 쳐들며 “파이팅!”을 불렀어요.
알고 보니 원숭이 왕 손욕은 스스로 자기는 3천여 년 전 화과산 수렴동의 원숭이 왕 손오공의 98대 후손이라고 자처했어요. 아하, 당나라 때 당승을 따라 저팔계와 사승 사형제와 함께 서경으로 불경을 얻으러 간 그 절세의 영웅 손오공을 말하는 거지요. 원숭이 왕 손욕은 힘도 세고 머리도 좋지만요. 너무나도 욕심이 과해서 원숭이들은 뒤에서 “손요귀”라고 욕하고 있었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손욕 원숭이 왕은 오늘도 폭포수가 쏴-쏴- 쏟아지는 수렴동 그늘에서 늘어져 푹 자고 일어나자마자 원숭이들에게 호령했어요.
“허허허, 오늘 날씨가 참 좋구나. 백운봉 꼭대기에 올라가 놀자꾸나.”
그는 숱한 원숭이 아가씨들의 옹위를 받으면서 층암절벽을 톱아 올라 백운봉에서 제일 높은 자리 독수리 바위에 올라가 척 드러누웠어요.
하품을 짝짝 하던 손욕 원숭이왕은 “하- 낮잠을 잤더니 잔등이 근질거리는구나. 아가씨들아, 내 잔등을 긁고 이나 잡아라.” 하고 명령했어요.
누구의 명이라고 언감 어기겠어요.
원숭이 아가씨들은 독수리바위 앞의 너럭바위에 비스듬히 원숭이 왕을 둘러 앉아 손으로 잔등을 긁어준다, 어깨를 주물러준다 하며 옆구리며 엉덩이 털을 살살 번지면서 이를 잡았어요.
“어, 시원해라. 오늘 수렴동 백운봉의 경치가 참말 좋구나. 어서 춤을 춰라!”
원숭이 아가씨들은 원숭이 왕 앞에서 찍찍거리며 엉덩이춤을 추었어요.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을시고!”
손욕 원숭이 왕은 흥이나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춤판에 끼어들어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어요.
그러다 산 아래에서 숱한 원숭이들을 데리고 부지런히 복숭아를 뜯는 혹달개에게 눈길이 멎었어요.
(이 수렴동에서 내 왕위를 도전할 놈은 저 혹달개 뿐이야.)
그는 저쪽에서 망을 보며 수렴동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로봇 조왕돌 1호를 보고 손짓했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깡충깡충 다가가 너럭바위 앞에 머리를 숙이고 앉자 손욕은 이런 말을 꺼냈어요.
“우리 수렴동에서는 원숭이들의 서열이 있어. 네가 저 혹달개를 싸워 이길 수 있냐?”
그 뜻밖의 제의에 로봇 조왕돌 1호는 머리를 숙였어요.
“나는 천성이 순진해서 싸움이란 걸 해 본적이 없습니다.”
원숭이 왕은 자기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는 로봇 조왕돌 1호가 눈에 거슬렸어요. 이 수렴동에서 이제껏 누가 감히 그의 말을 거역했겠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싸울 염을 하지 않자 손욕은 원숭이 왕 품위도 없이 혹달개를 헐뜯기 시작했어요. 그는 복숭아를 광주리에 담아 메고 절벽으로 올라오는 혹달개를 손가락질하며 빈정거렸어요.
“아가씨들, 저 혹달개를 봐. 어쩌면 저렇게 못 났어. 털을 봐. 불에 태워 죽일 놈이 돼 그런지 불같이 새빨갛지. 이마빼긴지 숫구멍엔 혹이 들어박혔지. 송곳니를 봐. 멧돼지 송곳니처럼 뾰족한 게. 저 혹달개는 자기 이를 잡아 씹어 먹는 멍청이야. 돼지만도 못해.”
“호호호”
원숭이 아가씨들이 웃어대자 손욕은 흥이 점점 도도해졌어요.
“오랑캐 종자 같은 게, 저 엉덩이를 보오. 빨갛다 못해 홍무우 같다니까. 저 놈 때문에 우리 원숭이 엉덩이를 애들이 뭐라는지 알아? ‘잔나비 밑구멍이 빨갛다’ 하지 않아?”
원숭이 아가씨들은 코를 싸쥐고 요절할 듯이 깔깔깔 웃으며 지껄여댔어요.
“잔나비 밑구멍이 빨갛다.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호호호”
손욕은 계속 지껄이었어요.
“맞아, 아가씨들의 말이 맞아. 빨간 사과면 먹기나 좋지? 저 혹달개 놈 땜에 우리 원숭이 엉덩이가 다 팔린단 말이야.”
이때 불여우처럼 생긴 불여우 원숭이 아가씨가 실버들허리를 배배 꼬면서 응석을 부렸어요.
“오늘 기분도 좋은데요. 우리도 화과산 기슭에 사는 마을 사람들처럼 돼지고기 안주에 모태주를 마실까요?”
“오ㅡ 그래.”
원숭이 왕 손욕은 너럭바위에서 일어나 불여우의 잔등을 다독이어 주더니 로봇 조왕돌 1호에게 손짓했어요.
“어이, 백산 원숭이! 옳아. 이젠 자넬 백산이라고 부르겠네.”
로봇 조왕돌 1호가 다가가자 손욕은 원숭이 왕의 틀을 차리면서 분부했어요.
“백산, 자넨 우리 화과산 수렴동에 숱한 과일과 고기를 가져오겠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지 않았는가? 얼른 저 아래 산기슭 마을에 가서 모태 주와 푹 삶은 돼지고기를 가져오게나.”
이것은 로봇 조왕돌 1호를 고험하려는 것이었어요.
“예, 알았습니다.”
조왕돌은 나는 듯이 절벽을 내려 수림을 꿰질러 나가 순식간에 조왕돌이랑 있는 산정으로 돌아왔어요.
조왕돌은 로봇 조왕돌에게 뭐라고 또 귓속말을 했어요.
드디어 로봇 조왕돌 1호는 산기슭으로 내려가 사람들을 시켜 모태 주 몇 병과 과일 3수레, 푹 삶은 멧돼지고기 한 수레나 실어 화과산 아래로 가져오게 했어요.
그러자 원숭이 왕 손욕은 입귀가 귀밑에까지 째질 지경이었어요.
“확실히 백산은 희한한 놈이야, 어쩜 머나먼 북녘에서 왔건만 사람들을 우마처럼 부려 먹는단 말이야! 허허허!”
아가씨들도 로봇 조왕돌 1호를 신기한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손욕은 양팔에 원숭이 아가씨들을 하나씩 껴안더니 지분거렸어요.
“오늘 실컷 먹고 질탕하게 놀아보자!”
속욕과 원숭이 아가씨들은 푹 삶은 돼지다리를 한 짝씩 쥐고 곤드레만드레 취토록 모태 주를 마시었어요. 다른 원숭이들은 먹고 싶어 바위틈에서 이쪽을 훔쳐보면서 군침을 질질 흘렸어요. 허나 욕심 많은 원숭이 왕은 근본 줄 염도 없었어요.
이때 로봇 조왕돌 1호는 원숭이 몰래 가만히 과일과 돼지고기를 뭇 원숭이들에게 나눠 주었어요.
“백산! 네 이놈! 내 돼지고기를 가지고 인심을 내?!”
어느 결에 눈치 챈 손욕은 로봇 조왕돌 1호를 독기어린 눈길로 쏘아보는 것이었어요.
“아니, 내가 가져온 건데요. 어찌 대왕님 혼자 거라고 그래요?”
“뭐, 뭐?! 이놈이 언감 나한테 도전해?!”
손욕은 성이 나 펄펄 뛰더니 원숭이 아가씨들을 활 놔버리고 씽- 로봇 조왕돌 1호에게 덮쳐들었어요.
로봇 조왕돌 1호는 반항도 하지 않고 머리를 숙이고 있다가 허망 숫구멍을 물리었어요. 혹달개랑 매발톱이랑 숱한 원숭이들이 찍찍 비명을 지르면서 돌 틈과 나무 뒤에 숨어 로봇 조왕돌 1호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냈어요.
“아가!”
그런데 이변이 생겼어요.
글쎄 원숭이 왕이 입을 싸쥐고 굴렀어요.
웬 일일까요?
원래 로봇 조왕돌 1호의 숫구멍은 쇠로 만든 것이죠. 원숭이 왕은 쇠 숫구멍을 딱 깨물었다가 송곳니가 부러졌던 것이죠.
“허허허. 아무 거나 물어 되나?”
로봇 조왕돌 1호는 너털웃음까지 웃다니요?
뭇 원숭이들은 의아해 원숭이 왕과 로봇 조왕돌 1호를 번갈아 보았어요.
원숭이 왕은 피가 줄줄 흐르는 입을 싸쥐고 공포에 질린 눈길로 백산을 쏘아 보았어요. 그렇게 그저 쉽게 지고 말 원숭이 왕이 아니었어요.
그는 독수리바위 밑으로 씽 뛰어가더니 두 길이나 되는 쇠몽둥이를 빼들고 휘두르며 덮쳐 왔어요.
“그만 싸우십시오!”
혹달개가 나서서 말리었어요.
“백산은 우리 수렴동에 숱한 과일과 돼지고기를 가져 왔습니다. 이제 인간들과 연줄을 놓아 잘 살게 만들 원숭이를 치지 마십시오.”
“원숭이 왕 권위에 도전하는 자는 금고봉으로 단매에 쳐 죽일 테야!”
손욕이 금고봉으로 로봇 조왕돌 1호의 머리를 땅 내리쳤어요. 허나 로봇 조왕돌 1호는 날아드는 금고봉을 피하지도 않았어요.
쟁강!
쇠와 쇠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불티가 튕겼어요. 허나 로봇 조왕돌 1호의 머리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원숭이 왕 손욕은 너무 이상해 재차 금고봉으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연이어 내리쳤어요.
땅! 땅! 땅! 땅!
쇠 부딪치는 소리가 날뿐이었어요. 로봇 조왕돌 1호는 몸을 좀 휘청할 뿐 태산처럼 끄떡하지도 않았어요.
원숭이 왕은 더럭 겁이 났어요.
(이놈은 무슨 놈이야?)
“따웅~”
이때 때마침 얼룩호랑이 한 마리가 절벽 위에 나타났어요.
호랑이는 격노해 부르짖었어요. 그런데 호랑이가 말하지 않겠어요. 로봇 조왕돌 1호가 그 말을 로봇두뇌로 분석해보니 호랑이는 이렇게 고래고래 고함치는 것이었어요.
“네 놈들이 감히 내 부모의 가죽을 벗겨 용상에 펴놓고 앉아 있어! 내 오늘 부모의 원수를 갚으러 왔다. 원숭이 왕 놈아, 명년 오늘은 네 제사 날이다!”
원숭이들은 겁이 나 칡넝쿨을 잡고 굴러 폭포 뒤의 수렴동 안으로 들어가 피신했어요.
“후에 보자!”
손욕은 로봇 조왕돌 1호를 놓아주더니 금고봉을 거두고 칡넝쿨을 잡고 수렴동안으로 날아 들어가려고 했어요.
따웅~
호랑이가 덮쳐들어 칡넝쿨을 물어뜯는 바람에 원숭이 왕은 그만 폭포아래 못에 풍덩 떨어져 허연 물 바래를 일구었어요.
호랑이는 놓칠세라 절벽 아래로 어슬렁어슬렁 기어내려 갔어요.
“날 살려라!”
원숭이 왕 손욕은 금고봉을 쥐고 뭍에 기어올라 뭇 원숭이들에게 소리쳤어요. 그런데 누고도 나서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혹달개와 매발톱이 뛰어 내려가 자기들의 왕에게 덮쳐드는 얼룩호랑이의 앞을 막아 나섰어요.
“이 놈, 우리 왕을 놔둬라!”
그들은 호랑이를 슬슬 유인해 절벽위로 올라갔어요. 그 틈을 타서 원숭이 왕 손욕은 나무위로 바라 올라가 몸을 피했어요.
호랑이는 절벽 위에 따라 올라가 혹달개와 매발톱을 한입에 물려고 씽 덮쳐들었어요. 그때 로봇 조왕돌 1호가 씽 날아가더니 호랑이 잔등에 올라탔어요.
“위험해! 어서 내려!”
허나 로봇 조왕돌 1호는 호주머니에서 레이저비수를 꺼내 호랑이 목에 휙 휘둘렀어요. 그러자 호랑이는 찍 소리도 못하고 목이 썩 잘리어 나갔어요.
“와-!”
혹달개와 매발톱을 비롯한 원숭이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그 모든 것을 본 원숭이 왕 손욕은 자기 목을 어루만지면서 로봇 조왕돌 1호와 더 싸울 용기마저 잃고 쳐들었던 꼬리를 내리었어요.
“백산 왕 만세! 백산 왕 만세!”
허나 뭇 원숭이들이 로봇 조왕돌 1호를 둘러싸고 왕이라며 하늘땅이 진감할 듯이 만세를 부르자 용서할 수 없었어요.
그는 불시에 금고봉을 쳐들고 씽 덮쳐 왔어요.
“네 놈들의 왕이 눈을 빤히 뜨고 살아 있는데 감히 백산을 왕으로 옹립할 작정인가?!”
시어미 역정에 개 배때기를 찬다고나 할까요? 손욕은 로봇 조왕돌 1호와는 어쩌지 못하고 혹달개와 매발톱과 생사결단하고 화를 냈어요.
그는 진짜 손오공처럼 금고봉을 휘두르며 혹달개와 매발톱을 절벽으로부터 수렴동 안에까지 쫓아 들어갔어요. 혹달개와 매발톱이 살짝살짝 피할 때마다 빗맞은 금고봉이 들쑥날쑥한 바위에 맞아 불꽃을 튕겼어요.
혹달개는 머리에 날아드는 금고봉을 피해 두 바위날 사이에 몸을 숨겼어요. 손욕이 금고봉이 바위에 맞아 쟁그랑 불꽃을 튕길 때었어요. 혹달개는 두 손으로 금고봉을 꽉 틀어쥐고 몸을 솟구쳐 뒤발로 손욕의 두 눈 통을 콱 찔렀어요.
“아이쿠!”
손욕은 금고봉을 떨어뜨리고 눈 통을 싸쥔 채 도망쳤어요.
“죽여라!”
“손 요귀를 죽여라!”
숱한 원숭이들이 돌멩이를 뿌렸어요.
이때 매발톱이 씽 달려 나가더니 두 손으로 손욕의 목을 꽉 깨물어 폭포 아래로 내리 떨어뜨렸어요.
풍덩!
한동안 손오공의 98대 후손 원숭이대왕이노라고 우쭐거리면서 갖은 행패를 다 부리던 손욕은 처참히 폭포수에 빠져 들어갔어요. 순간 탐욕으로 물든 더러운 뻘건 피가 폭포수 위로 피어올랐어요.
한참 후 손욕은 뭍에 기어 올라왔지만 결국 원숭이들의 돌 총질에 맞아죽고 말았어요. 허나 어느 원숭이도 전날 원숭이 왕 손욕의 죽음을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기뻐서 모두들 로봇 조왕돌 1호 앞에서 깡충깡충 뛰며 콧노래를 부르고 어깨춤을 당실당실 추었어요.
다만 그제 날 손욕 원숭이 왕을 따라 부귀영화와 향락을 누리던 애첩 불여우 원숭이아가씨가 폭포아래에 내려가 손욕을 내려다보며 가냘프게 흐느낄 뿐이었어요.
그 처참한 정경을 컴퓨터 형광판에서 들여다보고 조왕돌은 도리머리를 저었어요.
혹달개와 매발톱은 절벽 위에 거연히 서 있는 로봇 조왕돌 1호한테 다가오더니 양손을 쥐어 높이 쳐들었어요.
“이제부터 백산에서 내려온 하느님 같은 백산을 우리 화과산 원숭이 왕국의 새 원숭이 왕으로 높이 모신다!”
원숭이들은 수렴동과 화과산이 떠나갈 듯 고함쳤어요.
“백산 대왕 만세!”
“만만세!”
허나 로봇 조왕돌 1호는 겸손하게 왕위를 사양했어요.
“난 원숭이 왕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외교부장을 하면 됩니다.”
뒤이어 그는 혹달개와 매발톱의 손을 쥐고 높이 외쳤어요.
“원숭이 대왕으로 혹달개를 모시고 매발톱을 총리로 모시면 어떻습니까?!”
그러나 혹달개와 매발톱은 기어이 로봇 조왕돌 1호를 원숭이 왕으로 모시자고 고집했어요. 그리하여 로봇 조왕돌 1호가 여기 화과산 제99대 원숭이 왕으로 되었어요.
모두들 환호하며 큰 잔치를 베풀었어요.
조왕돌은 모든 것이 뜻대로 돼 기뻐했어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4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49 장편소설 황혼 제3권(45) 철창 속 외나무다리 김장혁 2024-09-20 0 18
448 장편소설 황혼 제3권(43) 첫사랑의 여파 김장혁 2024-09-16 0 54
447 장편소설 황혼 제3권(42) 쌍둥이 지문 김장혁 2024-09-15 0 43
446 장편소설 황혼 제3권(41) 녀도주범 김장혁 2024-09-11 0 50
445 장편소설 황혼 제3권(40) 쌍둥이자매 김장혁 2024-09-10 0 54
444 장편소설 황혼 제3권(39) 체포 2024-09-08 0 169
443 장편소설 황혼 제2권(38) 보라매공원 로맨스 김장혁 2024-09-06 0 69
442 장편소설 황혼 제2권(37) 낡은 관념 쁠랙홀 김장혁 2024-09-05 0 59
441 장편소설 황혼(36) 색바래진 관념 김장혁 2024-09-04 0 73
440 장편소설 황혼 제2권(35) 정인군자와 아가씨들 김장혁 2024-09-02 0 180
439 장편소설 황혼 제2권(34) 사랑 충고 김장혁 2024-08-31 0 116
438 장편소설 황혼 제2권(33) 현시대 카시모도 김장혁 2024-08-29 0 111
437 장편소설 황혼 제2권 (32) 최전무 일가의 족보 김장혁 2024-08-27 0 196
436 장편소설 황혼 제2권(31) 불쌍한 아빠 김장혁 2024-08-25 0 175
435 장편소설 황혼 제2권(30) 고발 김장혁 2024-08-23 0 124
434 장편소설 황혼 제2권 (29) 살인멸구(杀人灭口) 김장혁 2024-08-20 0 177
433 장편소설 황혼 제2권(28) 철창 속 밀담 김장혁 2024-08-17 0 223
432 장편소설 황혼 제2권(27) 약속 김장혁 2024-08-11 0 183
431 장편소설 황혼 제2권(26) 조상 환상곡 김장혁 2024-08-08 0 530
430 장편소설 황혼 제2권(25) 문학의 향연 김장혁 2024-08-03 0 232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